2025/07 4

마음은 늙지 않는다

. 마음은 늙지 않는다 /조광현 거울 속의 주름은 늘었지만내 안에는여전히 반팔 입고 뛰어가는 계절이 있다어린 시절 뛰놀던 마음이아직도 내 눈빛을 따라 웃고 있다세월은 손등을 말리고머리카락을 은빛으로 물들이지만아직도 나는누군가를 설레며 기다릴 줄 안다작은 것에 감동하고첫눈처럼 마음이 울컥해진다마음은 늙지 않는다그건, 살아 있다는 증거이니까오늘도 가슴 속 어딘가에새벽처럼 반짝이는 청춘이 있다#글/조광현 .

사랑의 갈증

. 사랑의 갈증 /조광현 나는 매일입 안에서 무언가를 기다렸다물이 아니었다말도, 온기도, 입맞춤도모두 증발한 자리였다사랑은 마르기 쉬운 것그늘도 없이 오래 서 있던 마음에어느 순간부터나는 나조차 스며들지 않았다비는 올 듯 말 듯했고나는 마실 수 없는 구름을 보며목이 말랐다 아무것도 닿지 않는 채로나는 계속, 사랑의 갈증이었다#글/조광현 .

카테고리 없음 2025.07.03

큰 나무 그늘이 눕는 하루

. 큰 나무 그늘이 눕는 하루 /조광현 햇살이 팔을 접고서서히 등을 돌릴 무렵이면큰 나무 그늘이 천천히 눕는다그건 하루가 숨 고르듯자신의 그림자를 베는 시간그늘은 길어지고말은 짧아진다누군가의 뒷모습만큼이나 조용한 풍경 바람은 입을 다물고이파리들은 낯선 기도를 시작한다나는 오늘도 그 그늘 곁에 앉아하루의 체온을 덜어낸다마음 깊은 곳에 눌러둔 무게를흙 위에 잠시 놓아본다그 순간, 하루가 나를 내려놓는다#글/조광현 .

카테고리 없음 2025.07.01